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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의 방법론에 대하여

코인 투자 정보 블로그 발행일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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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은 사학의 방법론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여기에 미술사학이 갖고 있는 고유한 방법론이 추가된다. 그리고 구조적으로는 인간과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보니 철학, 예술철학, 예술학, 미학뿐 아니라 고고학, 민속학, 보존과학은 물론 사실상 인간과 연관된 모든 학문은 대충 알고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막말로, 예술가가 똘끼가 있어서 수학의 밀레니엄 문제를 주제로 작업한다면 그걸 배워야 한다. 특히 예술가의 출신이 다양해지는 동시대로 오면서 이런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미술사학의 다양한 방법론

  1. 양식 분석: 문자 그대로 미술작품의 양식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다. 형식주의 분석방법이라고도 한다. 요하네스 빈켈만 등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고, 미술사학의 성립과 함께 등장한 방법론이다. 미술사학이 사학과 별개의 학문으로 분류되는 것은 양식 분석이 미술사학만의 방법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인리히 뵐플린에 의해 계승되고 발전되어왔다. 한국에서는 한국 및 동양 미술사 연구자들이 주로 채택하는 방법론이며, 한국 내 서양미술사 연구자들은 이 부분에 다소 소홀한 경향이 있다. 동양미술사의 경우 필체, 준법, 사용 안료나 붓의 종류, 종이 같은걸 살핀다.
  2. 도상학: 간단하게 말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밝히는 방법이다. 서양미술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성무 마리아를 예로 들면, 시대마다 마리아를 표현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지만 이들 모두 마리아로 해석될 수 있는 공통점들이 함께 존재한다. 불교미술에서 부처의 수인이나 소지품을 가지고 이 부처가 어떤 부처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상학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는 문학과 신화, 역사 등을 함께 살펴보면서 이미지가 갖고 있는 의미를 탐구한다.
  3. 문헌연구: 전기, 자서전, 비문 등의 기록물을 보고 연구하는 방법. 가장 기본적인 연구 방법의 하나다. 아무리 미술사라고 작품만 가지고 그 시대와 연관해 해석하기는 힘들기 때문. 그 시작은 미켈란젤로와 절친했던 조르조 바사리가 선구자로 뽑힌다. 바사리는 르네상스의 키틀을 마련한 작가들의 전기를 썼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주요 사료로 쓰인다. 동양미술사에서도 사실 가장 중요한 방식이다. 동양의 경우 금석학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4. 마르크스주의: 미술사에서도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물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부구조인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상부구조인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식의 연구가 많다. 예를 들면 이 지역 평야에서 어떤 농법을 했고, 무역루트가 어떤 식이었기 때문에 지배층이 부를 쌓을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런 유적이나 유물을 만들었다는 식. 이건 미술사학뿐 아니라 사학도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은 부분이다.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인 분석 증거를 제시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예술작품보다 주변 상황을 살피는데 치중하는 경향이 있고, 분석에 있어 계급구조에 치중하는 면이 있다.
  5. 기호학 : 본래 언어학 분야에서 발전한 기호학의 방법론을 미술사학 쪽에서 수용한 경우. 도상학과도 유사하나 차이가 있다. 미술사학에서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와 찰스 샌더스 퍼스의 기호학 연구 성과를 이용한다. 소쉬르는 언어를 기호들의 체계로 봤고, 기호를 기표와 기의로 나누었다. 예를 들면 '나무'라는 기표는 '뿌리, 줄기, 잎이 있고 줄기에는 껍질이 있는 다년생의 식물'이라는 기의와 연결된다.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의 관계는 자의적이라고 보았다. 한국어 기표'나무'나 영어 기표'tree'모두 같은 뜻으로 연결되지만 이들 사이에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다는 것. '나무'가 아니라 '다무'라고 해도 된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다른 기표와 구별되는 차이다.
  6. 구조주의와 후기 구조조의: 구조주의는 소쉬르의 기호학이 사회학 등 여러 분야로 확대 적용된 것이다. 어떤 사물의 의미는 개별로서가 아니라 전체 체계 안에서 다른 사물들과의 관계에 따라 규정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여, 개인의 행위나 인식 등을 궁극적으로 규정하는 총체적인 구조와 체계에 대한 탐구를 지향한 철학 사조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미셸 푸코와 루이 알튀세르 및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존 서양 철학과 크게 구분된다. 특히 과학과 많이 다른데, 과학이 변인들을 통제하기 위해 실험과 관련 없는 요소들을 철저히 제한하는데 반해, 구조주의는 반대로 광범위하게 포괄해서 관계들을 따져보려 한다. 수학으로 따지면 과학은 미분을 지향하고, 구조주의는 적분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후기 구조주의는 이 구조주의를 계승하면서도 몇 가지 주장에는 반발하여 나온 경향이다. 자크 데리다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흔히 포스트모더니즘 철학과 많이 연관을 가지는 철학이다. 구조주의에 반대하는 이유는, 어떤 하나의 구조에 우리 인간이 지배당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것. 나아가 해체주의, 즉 기존의 권위적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으로 나아갔다. 지나친 상대주의라고 비판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는 역사적으로 로널드 레이건이나 마거릿 대처 등 보수정권이 합리주의를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향이 있었고, 서구 철학자들은 이에 반대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뤄진 경향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도대체 합리적인 이성이 발달한 현대에, 냉전질서의 핵무기 대결,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반전 운동, 신자유주의로 인한 일자리 불안정 같은 일들이 대체 왜 일어날까? 철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지나치게 합리주의를 추구하다 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부족해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다 보니. 서로의 개성, 상대성,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방향으로 나간 것이다. 이는 당연히 포스트모더니즘과 후기구조주의 광풍이 지나간 21세기 오늘날에는 자성의 목소리도 많이 나온다. 상대성을 인정하는 건 좋지만, 인간이 마냥 극단적으로 상대적인 존재가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느 정도 기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후기 구조주의자들이 물론 마냥 해체만 주장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강조한 것은 그렇게 해체한 뒤 인간관계를 다시 짜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뒷수습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인 건 사실이고, 결정적으로 대중들에겐 그저 관심 밖의 일이다. 가뜩이나 이미 tv 방송 같은 영상 대중매체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소위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이론서는 그야말로 고문이나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언론 기사 보도나 과학계에서 추구하는 간단명료한 글쓰기가 보편화되다 보니 어려웠고, 애초에 그걸 의도하고 쓴 감도 없지 않다. 이를 추구하는 예술가도 마찬가진데, 관람자들을 훈련시킬 각오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너무 편한 거만 찾다 보니 주변의 소소한 것에서 소중한 것을 찾는 감각을 잃어버렸다 보고 이상한 설치작품을 만들어서 기묘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던지 하는 작업이 의도하는 바는, 그렇게 해서 ㄷ좀 더 넓고 다양하고 세심하게 세상을 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술 쪽에서는 민족지 학적 작업에서 많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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